I am Korean, and live in Japan

무교동 북어국집 - 반백년 서울 중구맛집"여긴 꼭 가야돼"

2021. 6. 4.

maruko

가나자와 거주, 쥬얼리 제작자. 유튜브 채널에서는 일본 도시락 만들기및 가나자와 풍경 기록중입니다. 🍱

무교동 북어국집 - 반백년 서울 중구맛집"여긴 꼭 가야돼"

 

 

매일 오전, 이 북어국 집 앞을 통과해 출근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겨울, 가게에서는 따끈한 수증기가 공기중으로 퍼지고 있었고, 무더운 여름날 저녁 퇴근길 앞을 지나갈때에는 주변의 보쌈집에서 흘러나오던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요즘 유난히도 그립고 간절해집니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 서울 본가를 떠나 남편의 회사가 있던 동탄부근에서 살았을때에 매일매일 이곳 광화문 시청방면까지를 잇는 광역버스를 타고 을지로입구역 1-1출구에서 내려 당시 다니던 직장이 있던 교보타워까지 걸어가던길. 여러 골목이 있었지만 언제나 바로 뒷편의 하나은행 공사건물(현재는 완공)뒷편 약국 골목으로 들어가 등갈비골목을 진입하거나 아니면 여기 북어국 골목앞으로 지나가거나 둘중 하나였던 것 같네요.

 

전날 레벨 높은 회식으로 만신창이가 된 속을 달래려고 회사 출근 전 이곳에서 아침 한끼로 배를 채우고 곧바로 출근하던 회사원들. 그리고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긴 대기 행렬을 보여주던 외국인들에게의 인기. 50여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한곳에서 꾸준히 변하지 않는 맛으로 북어국을 제공하는 무교동 북어국집.

 

요즘 일본은 무척 습하고 더워진데다가, 장마가 좀더 빨리 시작하게 되어 주변에 작은 강이 많은 우리 동네 지역특성상 또한번 바짝 긴장을 하는 시즌입니다. 이렇게 덥고 습한 계절에 불현듯, 그곳의 그 음식이 생각나니. 향수병이 단단히 걸린 듯 합니다.⠀⠀⠀⠀⠀⠀

 

 

무교동 맛집

북어국집

서울특별시 중구 다동 173번지

전화번호 02)777-3891

오픈 : 오전 7시

마감 : 오후 8시 (주말은 16시)

 

쌀(국내산)

김치(국내산)

사골(국내산 한우)

배추, 마늘, 고춧가루는 모두 한국의 농산물로 만들었다고

가게 벽면에 적혀있어요.

 

-1호선 시청역 4번출구, 2호선 을지로입구1-1출구 사이에 있어요-

 


 

 

서울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없다는 가게, 바로 무교동 북어국집입니다. 주변에 북어국 전문점이라고는 이집 한곳입니다. 순대국집, 오삼불고기집, 육개장집 등등 , 점심시간 직장인들 빼곡하게 앉을 자리도 없는 많은 식당들 사이에서 언제나 점잖게 빛을내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듯한 이 북어국집의 역사는 거의 반백년이 넘어갑니다. (2021년인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주변 상점의 큰 변화는 아마 없을  것 같네요.)

아시다시피 주변 을지로, 시청, 종로까지 쫙- 한국의 심장부 회사원들의 도시라, 점심시간만 되면 가게, 길거리를 막론하고 직장인들 점심시간이라는게 뭔지를 실감하게 되요.

 

시청 직원들은 일본 대사관이있는 트윈스타워까지 식사를 하러 가기도하고, 또 그쪽의 사람들은 을지로까지 걸어와 밥을 먹을 정도로 중구/종로 직장인들의 한끼 식사의 선택엔 경계선이 없어요.(저도 그중 1인이었습니다...)

 

마스크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 명동근처에 온 일본인들에게 인기 맛집으로 알려져 그 진가를 더 발휘하기도했죠. 대부분 한국에선 인기가 없는데도, 유명관광지인 명동 땅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비싼 금액 주며 메뉴를 주문해 먹고있는 일본인들이 이해안가는 그런 식당이 많았는데요. 무교동 맛집인 이 북어국집은 한국에서도(저의 세대중 근처 출신이면 모를리가 없죠) 특히 서울에서도 인기가 있어 인기면에서는 아쉬울 것 없는 가게입니다. 그리고 꾸준히 이 가게처럼 북어국만 딱딱 내오며 맛집에만 존재한다는 "북어국만"정해진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 가게는 거의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것과 같이 오전 일찍부터 오픈하기때문에 정말로 아침을 이곳에서 먹는 직장인들. 택시 운전사들등등 꽤 신속하고 간편하게 또 든든하게 한끼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빠르게 나오는 메뉴""튀지않는 그 북어국 그 맛"두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기애 세상의 많은 변화속에서도. 특히 이 시청 주변에 진득하게 자리잡고 있는 맛집들중 한곳이예요. 

 

지방에서 서울로 여행 오시는 분들도 찾아오시는 분들 꽤 많으시더라구요. 털털한 이모님들 여럿이서 일하시기때문에 츤데레인 이모님, 그리고 상냥한 이모님들 성향이 각각 달라요 🙂 가끔 차가운 츤데레이모님도 계시긴한데 밥 천천히 드시는 분들이면 상관없지만, 분위기 자체가 들썩이고 빨리 먹고 빨리 나가야할 것만같은 기운이 이상하게 기분탓으로 느껴지는 때도 간혹 있으니, 말투 하나하나 이런거 예민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피크타임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매시간 피크타임 입니다만,,)

 

저는 갈때마다 이모님들 넘 좋아서 매번 맛있게 먹고왔어요.☺️ 사진은 예전 남편과 한국 잠시 들어갔을때 잊지않고 방문했던 현장 !

이날도 역시 사람들로 북적북적였지만, 타이밍좋게 딱 저희가 앉고나서 줄을 서기 시작하더라구요. 하지만 먹고 나가는 손님들 스피드 역시 빠른 편이니 생각보다 빨리 자리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요. 반면에 좀 느긋하게 편하게 앉아 먹는 분위기는 아니라는것을 말씀드리고싶어요.

물론 천천히 드시는 분들은 천천히드시면 되고, 굳이 빨리 나가라고 눈치주시거나 하는게 아니라 사람없이 조용히.. 그리고 매우 천천히....

를 원하시는 분들은 이점 고려하시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웃음) 근데 한끼라도 꼭 드셔보시라고는 권하고 싶네요 ^^!

 

 

북어해장국은 7,000원 (2019년금액)

밥과 국은 무한리필!!

 

 

자리에 앉자마자 그냥 "2인분이요" 하고 이야기해도될 만큼 메뉴는 딱하나. 바로 북어국으로 정해져있습니다. 좀더 자하게 주문하시려면

"북어국 2인분 주세요" 라고 하셔도되구요(웃음) 곰탕이나 국밥집처럼 테이블에 반찬들이 세팅되어있으니 먹을만큼 접시에 담고 리필해서 먹으면 되는 시스템이예요. 예상대로 메뉴는 주문함과 동시에 정말 스피드로 제공됩니다. 끓이면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는 북어국. 

주방 한켠에 쿨쿨- 끓이고있는 북어국을 따끈한 상태에서 바로 제공해주시니 금방 호로록호로록 식사가 가능해요. 이런 회전속도가 이 집이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한 것 같습니다. 1일 테이블 회전율, 아마도 장난이 아닐거예요. 또 포장도 되니 점심시간에 주변 직장인들에게도 인기 최고죠.

 

길게 썰린 두부, 북어살, 대파슬라이스, 계란, 간도 딱 좋아서 따로 소금 안넣어도 될 정도예요. 사골육수로 만들었는데, 조금 무거울수도있다는 생각은 버리시는것이 좋아요. 담백하고 가벼운데 정말 맛있는 국물입니다. 

 

 

테이블에 세팅된 김치는 부추김치, 배추김치, 오이짱아찌. 이 3개의 김치 세트는 변함이 없어요. 저는 특히 오이짱아찌를 좋아하는데요. 우리 남편은 부추를 국에 말아먹는...(!) 뭐 취향별로 먹을 수 있으니까요. 테이블에는 새우젓도 세팅되어있으니 원하시는 분들은 간 조절을 하시면서 조금씩 넣어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빨리 먹을 수 있고, 또 빨리 먹는다고해서 그 맛이 다르거나 하지않는. "역시 북어국엔 이 김치지" 라며 이곳 무교동 북어국집을 회상할수밖에없는것은 그자리에 변함없이 있는 것. 지극히 친절하지도 지극히 모나지도 않은 정겨운 이모들의 서빙. 무엇보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있지 않은채 그 실내 공간을 꽉 채우고있었던 그날의 열기... 그모든것들이 바다건너 그리움으로 남게 되어요. 

 

다시 한국에 갈 수 있게되면 오전 아침 한끼는 을지로 감자국이 아닌, 이곳 북어국을 먹을거예요. 메뉴를 고르지않아도되고 주문하면 바로 나오고, 맛도 언나 한결같은 맛에, 더군다나 맛있기까지. 한끼의 든든한 식사와 해장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

요즘의 그곳은 어떤지 궁금해지네요. 2021년의 무교동 묵어국집도 건강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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