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살림/도시락 만들기

일본도시락브이로그 - 유튜브 도시락 컨텐츠에 대한 고찰 < 당근낙엽으로 데코하는 귀여운도시락 >

2020. 9. 1.

maruko

가나자와 거주, 쥬얼리 제작자. 유튜브 채널에서는 일본 도시락 만들기및 가나자와 풍경 기록중입니다. 🍱

일본도시락브이로그 - 유튜브 도시락 컨텐츠에 대한 고찰 < 당근낙엽으로 데코하는 귀여운도시락 >

 

여름의 끝자락에 큰 이사를 마치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조금은 새로운 일상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마루짱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또 2020년의 9월을 맞이하게 되어 하반기가 시작되었음을 알수가 있습니다. 이번에 이삿짐을 모두 싸고, 또 풀면서 흩어져있었던 가을, 겨울 시즌의 데코레이션 재료들을 모으게 되었어요. 가을과 겨울 시즌의 도시락 데코레이션이라하면 바로 할로윈과 크리스마스, 기타 발렌타인이나 화이트데이 등이 있겠지요 

 

가을로 접어드는 그 계절이라함은 언제나 참 마음 설레이고, 코끝을 건조하게 만드는 차가운 가을 바람에 외투를 꼭 겨드랑이까지 움켜쥐고 어딘가를 걸어가던 저의 모습이 느껴질수가 있어요. 올해에는 어떤 가을을 맞이하게 될까요? ㅋㄹㄴ영향 이후엔 전세계의 사람들에겐 처음 맞게되는 그런 가을의 의미가 아닐런지요. 

 

 

2020년 8월 31일의 도시락

 

- 콘주먹밥 <콘과 콘소메를 넣어 지은 밥으로 만든 주먹밥>

- 햄과 콘을 넣은 계란말이

- 세븐일레븐 편의점 미트볼

- 세븐일레븐 편의점 마카로니

- 기타 과일들

- 전분으로만 튀긴 닭봉

 

 

 

오랜만에 꺼낸 낙엽 커터를 이용해 자른 당근이 도시락에 활력소가 되어주는 가을 도시락을 만들어본 지난 월요일. 동네 베이커리 상점에서 구매한 수입 커터인데, 잎사귀의 모양이 참으로 디테일하고 단단한 커터라 금액이 꽤 나갔지만 데려올수밖에없었던 아이예요. 

 

붉게 천연 색소로 물든 꽃무를 도시락에 올려두는것도 참으로 예쁜 도시락을 만드는 방법중 하나이지만, 이런 모양낸 당근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먹는 사람 입장에서도 기분좋게 다가갈 수 있어 도시락 데코레이션의 세상은 정말 무궁무진 하다라는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도시락 맛있었어! 잘먹었습니다. 얼굴이 귀여웠네! 마루짱도 점심 맛있게먹어~!

 

"나한테 보내는 메세지, 메모장에 복사라도 해두었던거야?" 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던 아내의 말이 하하하 웃던 남편, 늘 점심시간이  끝낼때쯤이면, 어김없이 감사한 메세지가 도착합니다. 언제나 같은 패턴의 같은 이모티콘에, 바쁜 시간 쪼개 보내주는것도 참으로 감사하지만 메모장에 있는것을 복사 붙여넣기 한다는것을 상상하면 너무 우스꽝스럽고 귀여워요. 뭐 저는 고마울 뿐입니다. 

 

 

 

버섯과 도토리, 그리고 밤 이렇게 3형제가 꼭 붙어있던 가을 컨셉 종이 픽 , 폭신한 미트볼에 꾸욱 꽂아줍니다. 단풍 당근은 이번에 물에 데치거나 해서 익히는 등의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그냥 생 당근으로 준비했어요. 물에 한번 데친뒤 작업하기가 수월한 당근 모양이 있는가하면, 이렇게 중앙에 줄기 모양을 내고싶을때에는 생당근의 상태에서 작업하는거이 훨씬 좋지요. 

 

 

 

오랜만에 보는 햇살표정, 몇몇 구독자님들께서는 제 도시락에 트레이드마크같은 표정이라고 이야기해주시는데요, 예전에는 달걀 반숙 얼굴에 첨가하기도했었던 표정인데, 저도 이 아이같은 표정을 참 좋아하기애 자주 도시락에 넣고 있기도합니다.

 

일본에는 사실 널린게 이 처진 눈의 까만깨, 그리고 실고추로 잔뜩 올라간 입꼬리의 해맑고 포근한 표정이기애, 제가 개발한표정이라고는 이야기할순없어요. 일본의 도시락을 조금만 검색해봐도 정말 자신의 도시락 테마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많기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인터넷상에는, 특히 유튜브상에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을때에부터, 그저 제가 좋아 꾸준히 만들어 오며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에 업로드 해왔던 것들을 봐오신분들께서 해주고계신 무겁고 값진 칭찬이라고 생각해 큰 감사를 느끼고있습니다.

 

불과 1년전만해도 유튜브의 일본 일상 브이로그에서 저혼자 외로이 "도시락"이라는 테마를 만들기 시작했던 때를 생각하면,

요즘엔 거의 모든 섬네일들에서 가지각색의 도시락들을 볼 수 있을정도로 컨텐츠의 흐름이 참 많이 변했다그리고, 모두다 동일해졌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그와중에 여러가지 헤프닝이 일어나고, 얼마전엔 또 저에게도 작은 헤프닝이있었지요. 대응할 수준이 아닌 대화방식과 사과방식엔 일일히 반응하지 않기로 했고, 누군가 제가 만든 도시락과 똑같은 도시락을 만들어 돈을 번다할지언정,

 

저는 저만 생각하며 더 새로운것을 만들고, 찾아보고, 도전하고 만들어보는데에도 참 바쁘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것만이 제가 발전하는 길이기때문이라는것을 삶의 경험으로 알게되었고, 결과도 그러한게 인생일 것이라는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언젠가 페이크스위츠라는 공예에 매진했을때에도 같았어요. 페이크스위츠라는 문화를 한국에 제대로 알리기위해서 수업을 하고 행사를 하고, 남대문 지하상가 시장에 진열을 할때에도, 마냥 그것이 예뻐보이고 좋아보여 만들줄아는 실력은 없는 상태에서 재료먼저 카피해 판매하기 바쁘고 그걸로 수익먼저 챙기는 행위를 일삼았던 공예계의 사람들과 업체들, 저의 교실에 학생으로 위장해까지 노하우를 떼어가기 위해 들어온 어느 업체 사람들의 만행 등등, 

 

참 이세상에는 자신이 개발하는 노력에는 시간을 투자하기 귀찮아하지만, 누군가가 십수년간 일궈놓은 땀과 시간의 노력을 순식간에 도난해가는것은 쉬운 일들이 많습니다. 예뻐보이면 갖고싶고, 내가 바로 쓰고싶고,

 

무언가 만들어보지않고, 개발해보지않고, 창의력을 투자해보지 않은 이들에게서 나오는 기본적인 성향들입니다. 결국 10여년뒤엔 대부분 그러했던 사람들은 모두 "아 이제 재미없어, 돈안되니 딴것을 하자" 라며 손을 놓았고, 저는 아직도 그 분야를 지키기위한 여러가지 고민을 하며 생활하는것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이것이 결과입니다. 

 

본인이 투자한 시간이 있다면 그것이 내 생활이 되고, 나의 실력이됩니다. 그것은 어떠한 길을 만들게되고, 누군가에게는 그 길이 큰 힘이 될것입니다. 이렇게 투자한 가치가 없다면 금방 떠나기 마련이고, 개성또한 없을것이며, 또 떠나지 않고 그 모든 방식이 방치된다면 곪은 염증에서나오는 진물이 차고 차 , 결국 썩어난곳을 도려내야하는 상황이올것은 세상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참 뺏고 빼앗는 것이 뻔뻔하게 일어나는 그런 세상입니다. 그 세상 안에서도 굴하지않고 오로지 내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치열하게 정의를 이야기하며 싸워온 인생에서, 요즘 도시락 만들기의 컨텐츠를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방식 또한 역시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경험에 근거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 역시 제가 가는 현실의 길일지도요.

 

그렇게 궁리할 수 있는 오늘에 너무나 감사합니다. 

 

 

 

오늘의 교훈은 나쁜것이든 좋은것이든 

"뿌린만큼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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